당신의 젊음에게 건배! Book

 무 살, 도쿄
오쿠다 히데오 지음, 양윤옥 옮김 / 은행나무
나의 점수 : ★★★★

코믹한 스토리에 신나게 웃다보면, 어느덧 인생과 꿈에 대한 성찰에 도달해있게 만드는 오쿠다 히데오의 재주!


2008-11-13

당신의 젊음에게 건배!   

  
<스무살, 도쿄>는 유쾌하다.
독자들이 일반적으로 청춘 소설에 기대하는 풋풋하고 유쾌한 에너지들이 노련하고 명쾌한 문장을 통해 뿜어져 나온다. 총 여섯 개의 연작 소설로 구성된 <스무살, 도쿄>는 굉장히 흥미로운 구성을 취하고 있다. 히사오가 재수학원에 다니기 위해 홀로 도쿄로 상경한 20살 봄부터, 슬슬 인생의 무게를 느끼기 시작하는 29세 겨울이 이 소설의 배경인데, 여섯 장의 챕터가 각각 다른 해의 하룻동안 있었던 일을 그리고 있다. 이를 테면, 대학교 새내기 시절 중 하루, 도쿄로 상경한 날 하루, 광고 대행사 말단 시절의 하루, 광고 대행사 중간 관리자 시절의 하루 등등- 그 하루 하루의 에피소드를 통해 히사오의 20대 전체를 섬세하고 생동감 있게 조명해내고 있는 것이다.

 <스무살, 도쿄>와 느낌이 비슷한 소설로 무라카미 류의 <식스티 나인>이 생각난다. 젊은 날의 꿈과 방황, 어른이 되기 위한 소년의 성장통을 코믹하고 속도감 있는 사건 전개를 통해 그렸다는 점이 비슷하다. 하지만 주인공의 캐릭터에서는 분명 차이가 난다. <식스티 나인>의 주인공 켄이 무조건 일을 저질러놓고 보는 전형적인 골목대장 스타일이라면, <스무살, 도쿄>의 히사오는 나름대로  생각도 깊고 주관도 있지만, 소심하고 귀가 얇아 남의 시선 하나 하나에 신경을 굉장히 많이 쓰는,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이다.


"창에 비친 스스로에게도 만족했다. 차 안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옷차림과 비교해도 결코 처지지 않았다. 문 가까이에 서 있는 여자애는 이따금 이쪽을 쳐다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. 아니, 틀림없이 보고 있을 것이다.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쓸어 올렸다. .... 시부야 역에서는 시퍼 룩 차림의 젊은 애들이 잔뜩 올라탔다. ....약간 압도되었다. 다들 패션 잡지 <뽀빠이>의 모델처럼 세련되었다. 아니, 나도 그들 못지않다. 어째든 JUN의 헐렁한 배기바지인 것이다

 "화제의 <스타워즈>가 개봉되면 누구보다 먼저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. 그리고 고향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자. 자연스럽게 언급하는 게 좋겠지. 아참, <스타워즈>를 봤다. 뭐, 그럭저럭 재미있더라, 하는 식으로."


 길에서 만난 같은 나고야 출신 아저씨가 음악 평론가가 되고 싶다는 다무라에게 했던 말이, 마치 나에게 하는 말인 것 같아, 한 동안 뇌리에 남아있었다. 어쩌면 우리 아빠뻘되는 오쿠다 히데오가, 이 책을 읽는 자신의 아들, 딸뻘 되는 젊은이들에게 정말 하고 싶은 말일지도 모른다.


"젊은 놈이 평론가 같은 거 되어서 뭐해? 저기 객석에 앉아서 남이 하는 일에 이러쿵저러쿵 토를 다는 건 노인네들이나 하는 짓이야. 젊은 사람은 무대에 올라가야지! 못해도 상관없어, 서툴러도 상관없다고. 내 머리와 내 몸을 움직여서 열심히 뭔가를 연기하지 않으면 안돼! ....... 젊다는 건 특권이야. 자네들은 얼마든지 실패해도 괜찮다는 특권을 가졌어."
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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