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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y Muttizm 카테고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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![]() 69 ![]() 스무 살, 도쿄 ![]()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최근 등록된 덧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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![]() 토요일인 오늘도 오전 9시쯤 엄마의 수다가 시작되고 있었다. 반쯤 잠에서 깨어 침대에 누워있는 나에게, 엄마의 전화 통화 내용이 어렴풋이 들려오고 있었다. 바로 그 때, 내 잠을 확 달아나게하는 엄마의 한 마디가 있었으니. "니네 딸은 애인 있니?" 그랬다. 1-2년 전 만해도, 엄마들의 수다의 메인 토픽은 '취직'이었다. "니네 딸은 어떻게... 직장은 구했고?" 이렇게 시작했었더랬다. 친구 모임에 갔다 온 엄마가 나를 붙들고 하는 얘기도 늘 그랬다. 졸업하고 여전히 놀고 있다느니, 사시 1차만 몇 번을 떨어졌는데 다른 일은 할 생각을 안한다느니, 휴학하고 몇 년째 알바만 하고 있다느니... 다행히 엄청 잘 된 케이스는 별로 없는 것 같았다. 전국 9등으로 사시 붙은 나보다 한 살 어린 여자 아이와, 대학에서 석사, 박사 과정에 해외 유학까지 보내 준 나와 같은 전공인 언니 한 명 빼고는.. 그런데 얼마 전부터, 친구 모임에 다녀 온 엄마의 얘기 주제가 바뀌었다! 하긴, 요새는 워낙 엄마 친구 자식들 결혼식이 많아 엄마 친구 딸들의 신데렐라 스토리를 듣는 빈도수가 는 것도 사실이다. 몇 주 전에는 성대 법대를 나와 회계사가 된 (키도 엄청 크고 잘 생긴) 엄마 친구 아들 결혼식을 갔는데, 신부가 승무원이라 그렇게 키도 크고 이쁘더란다. 신부 친구들도 하나같이 다 늘씬하고 이쁘고 신랑 친구들도 엄청 많이 왔는데, 하나같이 키 크고 그렇게 멋있더란다. 거기에 더해서, 학교 다닐 때부터 키도 작고 못 생겼던 엄마 친구가 있는데, 그 딸도 엄마를 닮아 키 작고 못 생겼는데, 성형외과 의사가 결혼하자고 그렇게 쫓아다녀서 결국 결혼을 한다는 비보(?)까지 덤으로 듣고 오셨다. (중고등학교 때) 학업성적 → (대학 입시 후) 입학한 대학교 → (대학 입학 후) 장학금과 아르바이트 → (4학년부터) 취직 → (졸업 후) 연애와 결혼 생각해보니 엄마가 엄마 친구들 사이에서 어깨에 힘을 줄 수 있었던 시기는 딱 내 대학 입학까지인 것 같다. 엄마 친구 아들, 딸 중에 나보다 더 좋은 대학을 간 애들은 별로 없었다. 그러나 그럼 무엇하랴. 대학 입학 후 동아리다, 과외다, 교회 봉사다 해서 탈모가 생길 정도로 바쁘게 살기는 했으나, 장학금을 받길 했나, 과외비를 모아 부모님 여행을 한 번 보내드리길 했나, 4년동안 조금씩 저금하여 단 몇 백만원이라도 만들어놓길 했나. 나보다 대학을 더 못간 애들도 장학금은 한 번씩 다 받았는데. 또 이 취업난에 취직은 어떻게 어렵게 어렵게 하기는 했으나, 박봉에 주 80시간을 넘게 일하는 IT업계에 있으면서, 1주일이면 4일을 신경성 장염에 위염, 식도염, 소화불량에 시달리며 사직서를 바탕화면에 다운받아 놓고 사표 타령만 하고 있으니, 다른 누구에게 보다 엄마 보기에 내 체면이 말이 아니다. 그래도 얼마 전까진 좋다는 남자들이라도 있었지, 요새는 직장 스트레스 때문에 망가진 성격과 피부 때문인지 그나마 있던 남자들마저도 다 정리가 되어서 내 일생을 통틀어 가장 깨끗한 남자관계를 6개월째 유지하고 있다. 내 연애와 결혼이 엄마의 꿈과 행복을 위한 Hot Keyword임을 다시 한 번 느끼니, 다시 한 번 어깨가 무거워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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